바람은 말없이 속삭이고, 나뭇잎은 발걸음에 귀 기울인다.
남해 바래길 9코스 ‘구운몽길’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가 아니다.
이 길은 조선 후기 문학의 대가 서포 김만중이 유배지에서 남긴 발자취 위를 걷는, 사색과 정서가 스며 있는 길이다.
걷는 동안 문학이 곁에 있고, 자연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이 고요한 여정을 소개해본다.
천하몽돌해변 입구에서 남해 이동면 신전리 원천항가지 이어지는 구간- 소설 <구운몽>의 저자인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를 보며 걷는 코스- 금산과 상주해안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수려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코스- 일부 사라진 구간은 포장된 마을길과 찻길로 이어져 있으므로 찻길을 걸을 시 주의가 필요한 구간
🍃 숲이 열어주는 사색의 길 – ‘구운몽’의 배경을 걷다
구운몽길은 소설 ‘구운몽’의 저자인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를 보며 걷는 구간이 많아 명명되었다. 천하~금포~상주~대량~소량~두모~벽련~원천 바닷가 마을을 잇는 길이다. 지금의 찻길이 생기기 전에 마을 주민들이 걸어서 이동하던 옛 오솔길인 걷는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에 포함되는 만큼 매우 아름다운 경관이 내내 걷는 이들을 쫓는다. 벽련부터 원천까지는 과거의 옛길이 멸실되어 찻길 옆을 걷게 되므로 반드시 한줄로 주의해서 걸어야 한다. 이길은 아름다운 앵강다숲을 지나 '남해바래길탐방안내센터'에서 마무리 된다.
길의 이름처럼, 이곳은 조선 후기의 문장가 김만중이 유배 중 집필한 소설 구운몽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걷다 보면, 소설 속 ‘꿈과 현실’이 겹쳐지듯, 현실의 바다와 숲이 서서히 겹쳐지기 시작한다.
숲길에는 굽이굽이 흐드러진 나무 터널과 때때로 바람이 흘러드는 공간이 어우러지며,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명상처럼 느껴진다.
중간중간 설치된 문학 안내판은 걷는 이에게 잊고 지낸 문장 하나를 건네주는 듯한 감동을 준다.
🌊 바다가 깃든 마을, 노도 –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코스의 중간점인 **노도(蘆島)**는 섬이름이다.
이곳은 실제로 김만중이 유배되었던 역사적인 공간으로, 그가 남긴 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작은 갯마을이 품은 조용한 정취, 그리고 한적한 포구를 따라 놓인 벤치 하나.
걷다 지친 발걸음을 멈추고 바다를 바라보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철학자가 된다.
노도에는 작은 전시공간과 서포 김만중 문학비도 설치되어 있어, 트레킹의 끝을 문학적 여운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 구운몽길 트레킹을 위한 여행자 팁
- 가벼운 운동화 OK: 경사가 크지 않아 걷기에 무리가 없지만, 마른 날씨에 걷는 것을 추천!
- 문학적 배경 미리 알기: 구운몽의 내용을 간단히 알고 걷는다면 더 깊은 감상이 가능하다.
- 시간 여유 두기: 전체 코스를 천천히 걷고, 노도에서 머무르려면 최소 3시간 이상 여유를 가지자.
- 봄과 가을 추천: 신록이 짙어질 때와 단풍이 내려앉을 때, 이 길은 가장 아름답다.
- ‘남해 바래길 9코스’, ‘남해 트레킹 코스’, ‘서포 김만중 유배지’, ‘구운몽길 여행’ 등의 검색어로 정보가 쉽게 검색되므로, 사전 정보 수집도 간편하다.
🍂 문학과 자연이 함께 걷는 길, 구운몽길
구운몽길을 걷는 동안, 나는 종종 나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이 길은 꿈일까, 현실일까?'
바래길은 단지 풍경이 아름다운 길이 아니라, 걷는 사람의 내면을 천천히 꺼내주는 힘이 있다.
누군가는 이 길에서 추억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다짐을 새긴다.
그리고 나는, 이 길의 끝에서 조용히 하나의 문장을 떠올렸다.
"이 길은 내 마음을 데려간다."
📍 남해의 자연과 조선의 문학이 공존하는 길, 구운몽길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선 ‘느리게 걷는 사색의 길’입니다.